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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생활문화19

햇볕 잘 드는 마당의 장독대는 왜 아파트에서 사라졌을까? 예전의 한옥이나 단독주택 사진을 보면 마당 한쪽에 크고 작은 항아리가 여러 개 놓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돌이나 벽돌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간장독과 된장독, 고추장독, 김치독을 가지런히 올려놓은 공간. 바로 장독대다. 지금은 전통가옥이나 한식당, 시골집에서나 볼 법한 풍경처럼 느껴지지만 한때 장독대는 특별한 장식물이 아니라 집안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아침밥을 준비하다 간장이 필요하면 장독대에 나가 장독 뚜껑을 열었고, 찌개에 넣을 된장도 그곳에서 퍼왔다. 늦가을에는 김장독이 채워졌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항아리 뚜껑을 열어 햇볕과 바람을 쐬게 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에서도 서양식 주택이 보급되기 전 한옥에는 위치와 규모의 차이는 있어도 장독대를 두는 .. 2026. 9. 8.
아무 봉투에나 버리던 쓰레기, 왜 종량제 봉투에 담게 되었을까? 지금 우리는 쓰레기를 버릴 때 별다른 고민 없이 종량제 봉투를 꺼낸다. 지역마다 지정된 봉투를 구입하고, 일반쓰레기는 그 안에 담아 정해진 장소에 내놓는다. 종이와 플라스틱, 캔, 유리병은 따로 분리하고 음식물쓰레기 역시 일반쓰레기와 구분한다. 너무 익숙한 생활방식이라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인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된 것은 1995년이다. 그 이전에는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쓰레기를 버렸다. 주택가에는 집 앞이나 골목 한쪽에 쓰레기통을 내놓았고, 아파트와 공동주택에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커다란 쓰레기통이 있었다. 검은 비닐봉지나 비료 포대, 상자처럼 각자가 편한 용기에 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모습도 흔했다.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버리든 가정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 2026. 9. 6.
“고물 삽니다!” 골목을 돌아다니던 고물장수의 외침은 왜 사라졌을까? 예전 주택가 골목에서는 지금은 듣기 어려운 독특한 소리가 들리곤 했다. 손수레나 자전거, 작은 트럭을 끌고 천천히 골목을 돌면서 “고물 삽니다!”, “헌 신문, 고철 삽니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집 안에 쌓아둔 신문지나 빈 병, 고장 난 냄비와 양은그릇, 철제 가구, 오래된 전자제품이 있으면 주민들은 그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 어떤 집에서는 몇 달 동안 모아놓은 신문을 노끈으로 묶어 내놓았고, 어떤 집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프라이팬이나 고철을 들고 나왔다. 고물장수는 물건의 종류와 무게를 살펴본 뒤 적은 돈을 건네거나 다른 생활용품과 바꾸어주기도 했다. 지금처럼 아파트마다 종이와 플라스틱, 캔, 유리병을 버리는 분리수거장이 있고 정해진 날짜에 재활용품 수거차량이 찾아오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 2026. 8. 31.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던 동네 사랑방, 목욕탕은 왜 줄어들었을까? 한때 주택가를 걷다 보면 높은 굴뚝과 함께 ‘○○탕’, ‘○○목욕탕’이라고 적힌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주말 저녁이면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에 샴푸와 비누, 때수건을 담아 목욕탕으로 향하는 가족들이 있었고, 겨울에는 젖은 머리에서 김을 내며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골목을 오갔다. 입구에서 목욕비를 내고 남탕과 여탕으로 갈라져 들어가면 넓은 탈의실과 커다란 거울, 선풍기와 체중계가 있었고, 안쪽에는 뜨거운 탕과 차가운 탕이 나란히 자리했다. 목욕을 끝낸 뒤에는 바나나우유나 커피우유 한 병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는 것이 하나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지금도 동네 목욕탕은 남아 있지만 예전처럼 몇 블록마다 하나씩 보이는 시설은 아니다. 대형 사우나나 찜질방, 호텔식 스파로 형태가 바뀐 곳도 많고, 오래.. 2026. 8. 29.
매일 아침 신문이 꽂혀 있던 자리, 대문 옆 신문함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빌라의 대문 옆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작은 상자 하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플라스틱이나 철제로 만들어진 네모난 통에 ‘신문’, ‘新聞’, 혹은 특정 신문사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미 색이 바래고 뚜껑이 깨져 더 이상 무언가를 넣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한때 그곳에는 매일 새벽 새로 인쇄된 신문이 꽂혔다. 아침에 일어난 사람이 대문을 열어 신문을 꺼내오면 가족들은 식탁에서 신문을 펼쳤다. 아버지는 정치면과 경제면을 읽고, 어머니는 생활정보나 광고 전단을 살펴봤으며, 아이들은 스포츠면이나 만화를 먼저 찾기도 했다. 하루 동안 세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첫 번째 행동이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것이 아니라 대문 밖으로 나가 신문을 가져오는 일.. 2026. 8. 23.
고장 나면 버리지 않고 고쳐 쓰던 곳, 동네 전파사는 왜 거의 사라졌을까? 예전 동네 골목에는 ‘○○전파사’, ‘○○전자’, ‘TV·라디오 수리’ 같은 간판을 단 작은 가게가 하나쯤 있었다. 가게 안에는 오래된 텔레비전과 라디오, 전축, 카세트플레이어가 여기저기 쌓여 있었고, 작업대 위에는 납땜기와 드라이버, 테스터기, 각종 전선과 부품이 놓여 있었다. 손님은 고장 난 전자제품을 직접 들고 찾아와 “소리는 나는데 화면이 안 나와요” 혹은 “라디오가 갑자기 잡음만 나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주인은 뒷판을 열고 안쪽 회로를 살펴본 뒤 고장 원인을 찾아냈다. 간단한 부품 하나만 바꾸면 다시 몇 년을 쓸 수 있었고, 무거운 텔레비전은 기사님이 직접 집으로 찾아와 수리하기도 했다. 지금은 전자제품이 고장 나면 제조사 서비스센터에 접수하거나, 수리비가 많이 나오면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 2026. 8. 22.